*농산물 재배·수확후 관리 어떻게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안전성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시대가 왔다. 이제 더 이상 소비자들은 ‘국내산’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식품이 안전하다고 인식하지 않는다. 또 농산물 수출입에도 안전성 문제가 장벽으로 이용될 만큼 안전성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어 국내 농산물의 안전성 향상 노력이 요구된다. ◆안전성에 영향을 주는 농업 환경=농작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환경은 토양과 물이다. 농경지는 주로 산업폐기물 및 자동차 분진이나 관개용수, 비료 및 농약 등에 의해 오염되는데 특히 카드뮴·크롬 등 중금속에 의한 오염이 문제가 된다. 토지 오염의 경우 토양을 교체하거나 객토를 통해 오염 농도를 낮추는 방법이 있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미생물에 의한 불용화 등 복원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관수의 경우 수돗물 등 음용수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하천수나 지하수 등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천수나 지하수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 사람이 먹는 부위에 닿지 않도록 하고 땅에 최대한 튀지 않게 뿌려줘야 한다. 토양에 뿌려진 인산질 비료를 포함한 각종 비료와 농약 성분은 빗물 등에 의해 하천 등으로 흘러들어가는 경우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적정시비가 요구된다. ◆안전성을 높이는 재배과정=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는 잔류농약 및 질산염, 토양 중금속, 위해성 미생물과 환경호르몬 등의 유입방지에 유의해야 한다. 우수농산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농산물 이력추적관리제를 등록하고 관리내용을 기록·보관해야 한다. 또 필요한 경우 등록된 화학 약제나 비료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사용내역과 사유를 기록해야 하며 1년에 1회 이상 농약 잔류검사를 받아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친환경농업을 위해서는 INM(작물영양종합관리)나 IPM(병해충종합관리) 등 정보기술을 이용한 저투입지속농법·정밀농업을 확대해 농약 살포량 및 횟수를 줄이고 친환경농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친환경농자재는 비료 또는 토양개량에 사용하는 자재와 식물 병해충 관리용 자재가 있으며 사용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성능이나 효과에 대한 검증이 부족해 통일된 기준 마련과 품질관리기술의 개발이 요구된다. 농산물 안전성에 문제가 발견될 경우 이력을 추적해 생산자 및 각종 시비에 대한 정보, 유통과정 등을 밝혀 원인을 찾아 분석하고 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잔류농약을 줄여야=농산물에 남아 있는 농약 성분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생육이 느리거나 겨울철에 시설 재배하는 작물들은 농약이 잔류하기 쉬우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익히지 않고 바로 섭취하는 신선편이채소류이다. 잔류 농약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약 라벨에 적혀 있는 내용과 안전사용기준을 지켜서 살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주현 농업과학기술원 유해물질과장은 “농약이 잔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최종 살포기일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같은 성분이 들어 있는 농약을 살포하면 그 성분의 농도가 짙어져 작물에 남기 쉽기 때문에 농약을 혼용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분해가 빠르고 사용량이 적은 약제를 개발하고 토양이나 작물에 해를 주는 것으로 밝혀진 농약은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또한 농가에서는 생산량 증대를 위해 등록되지 않은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등록 약제를 확대하고 미비된 잔류허용 기준치 마련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수확후 관리의 중요성=우리나라의 경우 품종 육성이나 재배기술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지만 수확 후 관리기술은 낙후돼 있다. 선별 및 포장 작업이 소규모 단위 인력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작업효율이 낮고, 상품성 저하뿐 아니라 부패 및 오염에 따른 안전성의 저하를 가져온다. 따라서 예냉이나 큐어링·저온저장 등의 기술을 이용해 품질이나 안전성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신선편이채소의 경우 세척과 예냉과정을 통해 잔류농약을 제거하고 작물의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면 보관기간을 늘릴 수 있다. 벼의 경우 수분이 많거나 높은 온도에서 도정하면 보관시 변질될 위험이 있다. 김기종 작물과학원 연구관은 “벼의 수분 함량이 15％를 넘지 않도록 하고 저장창고의 상대습도는 7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며 “장기간 보관시 저온저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설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RPC(미곡종합처리장) 단위에서는 사일로에 벌크(덩어리)형태로 저장하고 곡물냉각기를 교대로 운영해 저온의 공기를 사일로에 유입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성환 기자 sulsh@nongmin.com [최종편집 : 2006/04/17]